10월 20일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호주였는데 며칠만 경유하려던 말레이시아에서 시드니행 좌석이 없는 관계로 5주나 있게 된 것이다
그 덕에 두 나라 여행을 잘하긴 했지만 말이다.
호주는 10년만이다. 그때가 10월의 마지막 날이었으니 이 맘때 쯤이었다.
호주에 가게 된 것 역시 태국 여행사에서 나와 갈곳이 없어 가진 돈으로 시드니행 비행기표를 사고 무작정 떠나온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용감하다 못해 미련하기까지ㅎ
이번엔 그런 우울한 여행이 아닌, 아들과 함께 즐거운 모습만 보고 호주의 환상적인 하늘의 모습을 한승이에게 보여주고자 함이다.
그리고 약간의 희망이 있다면 유학이나 이민도 좀 알아보고^^
올때보다는 짐이 좀 줄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짐,,,
지난번 알게 된 택시기사에게 공항 픽업을 미리 부탁한지라 저녁6시에 콘도 앞으로 왔다.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비도 오고 길도 밀리고 또 기사가 길도 헤매고ㅠ 공항에 못가는 줄 알았다.
그래도 일찍 서두른 탓에 늦진 않았고 공항에 도착해 짐을 부치곤 저녁도 먹었다.
진짜 떠난다~
10월 21일
이게 웬일인지,,, 아직도 실감이 아닌 꿈을 꾼 듯하다. 아침에 잘 도착해서 입국심사를 기다렸고 그때까지만도 피곤한 것 빼곤 다 좋았다.
문제는 입국카드에 주소를 Hotel이라도 쓴 것 때문인지 아님 어느 호텔이냐 물었을 때 이름이라도 빨리 댓어야 했는데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말이 이리도 커질 줄이야,,, 우리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더니 몇 가지 질문을 더 하더니 곧 우린 인터뷰방으로 끌려? 들어갔다.
나와 가족, 여행일정에 대해 물으며 짐도 일일이 다 검사하고 수상한게 나오면 가져가고 인터뷰하는 내용을 모두 녹음하면서 노트에 질문과
대답을 모두 기록했다.
그렇게만 하면 다행인데 더 힘든 것은 질문이 끝나면 방에 나갔다가 언제 다시 들어올 지 모르는 기다림이었다.
그리고 화장실에 갈때에도 잠궈 두었던 문을 열어주고 화장실까지 1:1로 따라 붙어다녔다. 무슨 범죄자 취급 ㅠ
한승이 아침에 기내에서 또 토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잠도 2-3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말로만 듣던 인터뷰가 바로 이거구나 하는 생각에 잘못한 것도 없이 한국으로 쫓겨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도 났다.
가방안에선 영어책들, 유치원 다닌 흔적들 때문에 더욱 오해를 샀고 나중에는 구 여권에서 10년전 10개월정도 체류했었던 기록때문에
내가 그때 일했었다는 오해를 더욱 불러일으켰다. 내 명함으로 한국에 있는 회사에 전화통화를 하고 신랑과도 두번이나 통화를 했다고 했다.
마지막엔 궁지에 몰려 시드니에 살고 계신 삼촌 얘기를 안할수가 없었 결국 삼촌과 통화를 하고는 신원 확인도 됐고 일한 흔적은 심증이지
물증이 나오지 않아 보내주기로 했다며 나가라고 했다.
대신 일하다 걸리면 한국으로 쫓아낼거라면서 웃으며 협박까지ㅠ
진짜로 일하러 온거 아닌데,,, 우씨
여기서 눌러 살 기대를 가져왔는데 그 꿈을 단칼에 잘라버리다니,,, 나야 결백하니 나갈 수 있다는 자신은 있었지만 문제는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속이 상했다.
게다가 옆에서 영문도 모르고 같이 벌서고 있는 한승이도 걱정되었고 말이다.
암튼 10년 신고식을 아주 달게 치르고선 5시간만에 공항밖으로 나왔다. 다들 빠져나가 아무도 없는 공항을 단 둘이 걸어보긴 처음,,,
다른 시간대에는 비행이 아예 없는지 지금 생각해도 아이러니하다.
삼촌께서 공항에 급히 나오셔서 편하게 집까진 왔는데 계속 가슴이 벌렁벌렁 ㅠ.ㅠ
10월 24일
며칠 악몽과 웬지 감시 받는다는 느낌에 소심해서 동네에서만 있다가 한승이와 처음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왔다.
삼촌댁이 좀 외곽에 있어서 기차역과도 멀어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가서도 시내까지 한참이다.
10년전에 알던 오빠인데 연락이 되어 반가운 마음에 코리아타운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집에서 나왔다.
한승이와 신나게 버스를 탔는데 버스비에 깜놀~으악! $4.30 무슨 5천원?
그리고 기차비도 $4. 한승이도 나이 하나를 더 뺐는데도 $2.7 을 받길래 알고보니 4살부터 돈을 받는단다 ㅠ
어쩌면 동남아에 있다와서 더 비싸게 느껴지는 걸까? 게다가 그 오빠를 만나고 나니 기분이 더 우울했다.
어느 새 불법체류자가 되어있었고 이젠 잡히든 말든 걱정도 없는 말투였다,,, 맛있는거 얻어 먹으러 갔다가 오히려 저녁까지 사고($38) 집에 가려고 기차를 다시 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왔는데 바로 전 차가 떠나 막차를 타려고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 8시30분이 넘어도 버스가 오지 않아 다시 알아보니 막차 시간이 바뀐것이다,,, 여기서 집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택시,,
버스로도 30분을 가는 거리인데ㅠ 삼촌한테 전화드릴 수도 없고 ~ 결국 택시를 타고 집까지 왔다($38) ㅠ.ㅠ
이렇게 오늘처럼 쓰다가는 일주일밖에 못 버틸듯. 오다가 바나나 세개를 샀는데 $13,,, 무엇보다 바나나 가격에 또 깜놀이다!
며칠 되지 않아 시드니가 도무지 날 돕질 않는다.
정말 한심하다~
10월 26일
어제 오늘 어찌나 춥던지,,, 여름 날씨가 맞는지 도대체 한국겨울 날씨처럼 춥다.
여기와서도 비가 오더니 바람까지 분다. 집안에서도 양말을 신고 긴팔옷까지 입어도 추우니,,,
하루종일 집에 있으며 세끼를 얻어 먹으려니 죄송해라~
신랑이 뉴질랜드를 보내준다며 다녀오라고 했다
시드니 공항에서 인터뷰할때 뉴질랜드 갈거라고 약속한 것 때문에 소심해서 그렇기도 하고 10년전 못 갔던 한을 풀기 위해서도 그렇다.
이곳 여행사에 알아보니 젤 가까운 나라임에도 엄청난 금액이었다.
여기와서는 매 순간순간이 다 놀라움이다.
그래서 항공권을 알아보다가 Jet star라는 저가항공이 있어 젤 저렴한 날짜로 잡아 예약을 했다.
시드니에서 크라이스트 처치까지 그리고 퀸즈랜드는 에어뉴질랜드이용
10월 27일
코알라를 보여준다 약속했는데 또 비가 내렸다. 점심을 먹고 나서야 날이 좋아져 공원에 나갔다.
여긴 집 바로 앞이 넓은 공원이라 너무 좋다. 물론 우리 동네도 아파트치곤 환경이 좋은 편이지만 하늘과 잔디엔 감히 비교가 안되지.
오랫만에 조깅도 하고 놀이터에서 그네도 타고 뛰어놀았다 얼마만의 바깥구경 ㅎㅎ
10월 28일
오랫만의 외출,,, 타롱가 동물원으로 가려다가 시내로 가려면 몇 시간을 차안에서 보내야 하기때문에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블랙타운에 있는 'wildlife park' 로 갔다. 갈때는 동물원까지 삼촌께서 데려다 주셨다.
여긴 코알라만 있다해서 좀 저렴할 줄 알았는데 둘이 입장료만 4만원을 넘게 줬다.
물론 코알라와 캥거루는 실컷 봤지만 규모도 작고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ㅠ
올때는 버스 노선이 있어 블랙타운까지 가서 내려 일주일짜리 교통패스를 사고 쇼핑센터도 구경했다.
조금 다녔다고 힘들어 일찍 서둘러 왔는데도 집에 오니 4시30분,,,마사지 받던 때가 그립다 ㅎㅎ
처음 타보는 버스노선이라 시간도 모르고 무작정 기다리느라 고생하고 내릴때도 헤맸다,,,
교통패스를 샀으니 이제 일주일동안 열심히 다녀야쥐~ㅎㅎ
일주일짜리 패스가 $72이다. 호주?? 살고 싶지 않아 ㅋㅋ
10월 29일
< 달 링 하 버 >
< 블랙타운 역 > < 타 운 홀 >
< Hyde Park >
토요일은 근처 역까지 가는 버스도 다니지 않아 인터넷으로 다른 노선을 조회해 보고는 집을 나섰다.
버스만 세번을 타고 city까지 가는 방법인데 자신은 없지만 도전,,,
그런데 첫번째 탄 버스 기사에게 내리는 곳을 물었는데 자기도 모른단다 ㅠ 대충 도착시간대와 맞는 곳에 일단 내려 다음버스
M605 번을 갈아타야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없지만 어렵게 만난 4명 모두 그 버스와 도로이름을 알고 있지 않았다
결국 한시간을 헤매다가 너무 힘들어 내렸던 곳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 다시 블랙타운으로 가서 다시 세븐힐까지 또 버스로-한정거장인데
버스만 1시간소요- 그리곤 기차를 탔다ㅠ
나 호주와서 왜이리 바보가 됐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집에서 시티까지 나오는 데 2시간 30분 소요~
여행사를 먼저 가려고 했는데 Town Hall에 넋이 나가 그만 사람들 가는 곳으로 따라 가다보니 달링하버까지 가게 되었다.
내가 젤 좋아하던 곳 ㅎㅎㅎ 날씨가 흐려 사진에는 별로 예쁘게 나오지 않았지만 걸어가던 길들도 생각나고 쇼핑했던 곳, 식당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그러나 오기전부터 기력이 다 빠져 걷는 것 조차도 너무 힘들었다. 이래서 젊었을 때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또 한번 절실했다.
Hyde Park도 여전히 멋지고,,, 어쩜 10년이 지났는데 모든게 그대로 일 수 있는지,,, 나만 달라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여행사도 찾아왔는데 들어가는 입구를 못 찾아 못 들어가고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라 코카콜라 간판이 날 부르는데도
다 뒤로하고는 기차를 탔다
올때는 파라마타에서 내려 거기서 블랙타운까지 다시 버스로 이동해서 또 다시 집까지 ㅠ
시티만 나갔다와도 하루여행 다녀온 기분이다 ㅎ
10월 30일
어제 너무 무리한 탓에 오늘은 교회에만 갔다와 집에서 푹~
어차피 주말엔 다니는 버스도 없어서 어제처럼 또 쇼를 하며 나가야 해 ㅠ
나이때문인지 돌아다니고 나면 며칠은 쉬어줘야 한다 ㅎㅎㅎ
10월 31일
< Manly >
< Mary 성당 > < Circular Quay >
< 페리 안 >
< Kings Cross >
'10월의 마지막 날'이란 말을 떠올리지 않은 지 오래 됐는데,,, 이 곳에 있으니 또 떠올랐다지난번 여행사도 못 들르고 와서 어차피 다시 가야하고 오늘은 둘러 볼곳도 많아 아침일찍 서둘러 나왔다.
기왕 가기로 맘먹은 뉴질랜드여서 한승이때문이라도 고생을 좀 덜하려고 숙박과 투어는 여행사에 맡기기로 했다.
호텔은 정해보려 했는데 지진때문인지 문닫은 곳도 많고 가격도 많이 비싸서 백팩 2인실로 예약을 하니 호텔보다는 살짝? 저렴.
제일 먼저 Circular Quay로 갔다. 교통패스로 페리까지 가능하기 때문- 페리를 타면 오페라하우스랑 하버브릿지를 다 볼수 있으니까-
그런데 시티 도착부터 추워 떨었는데 페리를 타니 어찌나 강한 바람이 불던지 머리는 삼발이 되고 콧물은 계속 흐르고,,, 춥고 떨리고
그나마 햇볕은 좀 따뜻한데 바람때문에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Manly에선 30분만 있다가 다시 페리를 타고 Kings Cross로 향했다
두리하우스 & 과일가게 자리 & 분수대 & 코카콜라 간판,,, 과일가게는 다른 쥬스가게가 생겨 아쉽긴 했지만 다른 건 모두 그대로였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돌자 하고는 또 모든 걸 뒤로하고 다시 기차타고 버스타고 ㅠ 중간에 쉬지도 않고 바로 집으로 컴백.
정말 감기라 오려는지 으실으실~
게다가 오늘이 할로윈이라 아이들이 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벨을 누르며 다니고 있었다.
삼촌집에도 서너차례 벨이 눌렸는데 두번은 열어주다가 나중엔 귀찮아서 내다보지도 않았다.
실제로 보니 재밌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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