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살다보니 계절도 늘 같고 날씨는 비가 오거나 안오거나 이 두가지 뿐인데다가 비가 며칠 계속되면 태풍이고
아니면 그냥 우기이기 때문이고,,, 뭐 늘 이런 반응이었다
집엔 TV도 없고 중요한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전해 들으니 바깥 얘기는 들리는 것만 듣게 되는게 사실이다
그러다 이틀 전 친구 페이스북에 포스팅 된 태풍소식을 들었다
태풍역시 자주 오는 거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우연히 뉴스까지 듣고나니 작년 11월 타클로반을 강타했던 하이옌이 생각났다
그땐 홍콩여행을 갔다 돌아온 바로 다음날이었고 비가 그치지 않고 오길래 찾아보니 역시 태풍이었구나
날짜 맞춰 잘 와서 다행이다 이러면서 걱정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비의 양도 양이지만 바람이 어찌나 센지
마당에 있는 야자수가지가 꺾여 쓰러지고 옆 학교와 연결해놓은 알루미늄판 담장까지 다 넘어갔었다
정전도 며칠 계속되서 어둠속에서 지내야 했고 빗소리 바람소리에 잠도 제대로 못잤던 기억이ㅠ
이번 태풍역시 올해 가장 센 슈퍼태풍으로 분류되고 하이옌보다는 약하지만 비슷한 위력을 지녔다고 한다,,,
지난달 쇼핑몰에 전시된, 1주년을 기념하는 타클로반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기억났다
가까운 곳에서 계속 듣고 보고 느껴서인지 왠지 이번 태풍만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대사관에서 카톡메세지를 보내왔다~~
<태풍 하구핏이 12월6일경 필리핀 동부 바사야스 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홍수, 산사태 등의 피해가 예상되니
교민 및 여행객 여러분들꼐서는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작년 11월 하이옌 태풍의 최대풍속은 315kph이고
현재 하구핏 태풍의 최대풍속은 140kph이나 240kph까지 상승할것으로 예상됨) >
그리고 아래 태풍이동경로 사진을 함께 보내왔다
헉,,, 사진을 본 순간 깜짝 놀랐다,,, 정 중앙으로 관통하는 경로에 네그로스섬이 바로 아래에 끼어있었다ㅠ
그저 빗소리와 정전을 걱정하고 있다가 막상 바로 옆으로 지나간다 생각하니 무서웠다
타클로반은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도 몸으로 느꼈었는데~~
나도 모르게 인터넷을 폭풍 검색해서 기사와 뉴스를 찾았다 그러나 아직 오고있는 중이기 때문에 많은 기사를 찾지는 못했다
신랑말대로 다른 나라로 피난을 가있어야 하나해서 비행기표도 알아봤으나 너무 유난떠는거 같기도 하고 비행기값도 비싸고ㅠ
계속해서 검색을 하다가 새벽에 발견한 반가운 소식,,, 경로가 바뀌어 있는 사진이었다
이걸 보고 반가워서 네그로스섬 표시까지 해서 페이스북과 카스에 포스팅도 해놓고 주위사람들을 안심시켰다
다른 블로그와 카페에서도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멀어져가는 태풍의 경로를 확인했다
앗싸~~
위 사진을 보면 더욱 확실하게 멀어진 느낌이 들어 안도의 한숨까지,,,그래도 정전이 될것을 예상해서
이번주 주말에 호텔에서 이틀 지내다오는걸로 결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한승이와 둘이서
방에 갇혀 아무것도 못하고 나가지도 못하고 있는 것보다는 전기도 나오고 TV도 사람들도 있는 호텔이 낫겠다 싶어서이다
해서 오늘은 마켓에 가서 장도 봐오고 가방도 미리 챙겼다
혹시 몰라 비가 샐만한 곳까지 미리 점검해놓고말이다
그러나,,,
12월4일 오늘 낮에 다시 발견한 사진들,,, 여기엔 다시 비사야스로 관통하는 경로의 사진들 뿐이었다
혹시 몰라서 한국 기상청에도 들어가보았다 에고~~
세부의 카페들은 확실히 북쪽으로 가는 것처럼 포스팅되어 있어서 정말 안심하고 호텔에 놀러간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기분은 다시 피난이 되버렸다,,,아직은 도착도 피해 지역도 없기 때문에 뉴스도 나오지 않고
필리핀뉴스에만 속보로 나오고 있었다
그동안 사진만 보았지 기사를 자세히 읽진 않았는데 신경쓰고 읽어보니,,,
필리핀에서는 중앙부로 관통한다고 계속 예측하고 있었고 미해군에서 예측한 결과가 북쪽으로 방향을 틀거라는 말때문에
아마도 그런 사진이 올려진것 같다,,,
예상 경로는 두가지로 관측했는데 서쪽으로 가는게 75% 북쪽으로 가는게 25%
그러나 여전히 서쪽으로 가는 예측이 우세하다
이번 태풍은 경로도 예측하기 힘들고 해상에서 계속 세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대륙에 닿아봐야 알수 있다는 내용 ㅠ
아마도 타클로반때에도 그래서 더욱 피해가 컸었다나?
저녁 10시에 새로 업데이트가 된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다시 들어가보니 역시나 여전히 같은 경로의 예상이다~
저녁땐 대사관에서 또 다른 카톡 메세지가 왔다
<금년들어 가장 강력한 태풍 하구핏(풍속195kph)이 수리가오시 동쪽 860km 부근 해상에서 20kph의 속도로 서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오늘-12월/4일 11시 기준)
하구핏은 폭우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채 12월6일(토) 동부 비사야스 지역에 상륙 예정이므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카카오 필리핀에서의 메세지
<Stay safe, guys! Super Typhoon Ruby is now in the Philippines~~~>
짧지만 강하게 남은 한마디였다 ㅠ
난 다시 뉴스기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나만 걱정을 하는건지 아직까지 이곳 사람들은 그리 걱정하는 듯한 반응도 안보이고 학교에서도 아직 별 다른 말이 없다
뉴스에서 이번 피해지역이 약 40개주나 속한다면서 지역이름이 계속 소개되고 있었다
거기서 발견한 잘 아는 동네들 ㅠ 혹시 바콜로드를 찾았는데 없어서 순간 안심을 했는데 탈리사이가 나오다니ㅜㅜ
낼 휴교령이 내린 지역들과 학교이름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탈리사이는 나왔는데 바로 옆에 있는 바콜로드는 내일 수업을 하다니~~그냥 보내지 말까?했는데 솔직히 어제오늘 날씨가 너무나 좋기에...
그리고 또 다른 뉴스,,, 피해예상 지역의 이름에서 네그로스를 찾았다ㅜㅜ
드뎌 오늘이 12월 5일,, 여전히 같은 내용의 기사들 뿐이고 태풍이 지나가야 알수 있는 것 내용들 뿐이다
여기에 도착하려면 아직 하루가 더 남아있지만 아마도 내일쯤은 날씨에도 변화가 있을듯하다
이젠 경로가 바뀔것 같지는 않고 이제 피할 수 없다면 피해가 적기만을 기도하는 수밖에~
피해지역 범위가 너무 커서 사실 더 걱정이 되기는 하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밖에서는 가라오케 노랫소리가 1시가 되도록 이어진다~
암튼 음주가무를 엄청 좋아하는 민족임은 틀림없다
내일 혹시나 있을 굿뉴스를 기대하며 난 졸려서 이만자야겠다~ 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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